축구2014. 7. 11. 12:26

 당초 예상되었던 수아레즈(이하 수지)와의 스왑딜에 포함될 것으로 여겨졌던 알렉시스 산체스는 리버풀행을 거부하고 아스날 행을 택했다. 이번에도 박주영(이하 주멘)때와 비슷한 벵거의 화술이 빛을 발했다고 하는데, 대강의 내용은 이러하다. 이탈리아행을 원했던 산체스는 유벤투스와 구두합의까지 마친 상태, 벵거는 그와의 만남을 원했고, 그를 설득했다. 산체스는 아스날 행을 마음 먹었고, 아스날은 단 일주일이라는 시간만에 산체스 영입을 완료했다고 한다. 마치 릴에서 주멘을 빼오던 그때가 떠올려지는 내용이다.


수아레즈가 레알 혹은 바르사로 이적하여 리버풀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거의 오피셜에 가깝게 퍼져나가고 있었던 터라 리버풀팬(이하 콥)들은, 어차피 클럽에 대한 충성심도 없던 선수이니 이왕 이렇게 나가는거 비싸게 팔고, 어떻게든 대처가능한 선수를 영입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13/14시즌을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날 가능성이 커보였던 산체스가 있었고, 클럽간에도 모종의 합의가 오간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수아레즈를 바르사가 55m+산체스로 원한다는 말이 있었고, 이 탓에 산체스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리버풀행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었다. 그나마 산체스정도면 수지를 어느정도 대처가 가능한 클래스의 선수이고, 사실상 매물로 나와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최상급이라고 보여지는 그를 놓쳐버린 것이다.


산체스는 35m유로라는 몸 값으로 이적했다고 알려져있고, 수지는 88m유로로 바르사로 향한다. 여기에 바르사가 수지의 몸값을 더 깎아내렸다는 말도 있긴한데, 확실한 것은 관계자 외에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보지만, 그건 아닐 듯하다.



아스날 유니폼의 알렉시스 산체스



(리버풀의 이번 이적시장에서의 움직임은 개인적으로 실망 중이다. 수지를 어떻게든 남겨두려고 했을테지만, 우루과이 감독이 말한 바와 같이, 미친듯이 까탈루냐 일원이 되고 싶어했던 그의 이빨 공세에 놓아줄 수 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여전히 시간은 남아있지만)산체스, 샤키리 같은 거물들을 영입하는데 실패했다. 그렇게 영입한 선수가 마르코비치...)


이로서 바르셀로나는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즈라는 현시대의 가장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의 이름 값만큼이나 활약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이다. 당연하다시피 수아레즈는 메시가 있는 한 팀의 중심이 될 수 없고, 결국 네이마르가 그렇고, 산체스가 그랬듯이 메시의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물론 수아레즈는 스터리지를 20골 넘게 기록하게 해줄만큼 조력자로서의 자질도 뛰어나다. 하지만 올 시즌 보여준 (시즌초반 징계로 5경기나 출장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페널티골 0개로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타이기록과 그에 걸맞는 퍼포먼스, 지난 5년간 7버풀이라 조롱당하던 리버풀에게 우승을 꿈꾸게 했던 클래스의 선수가 팀의 중심이 될 수 없다는 선수를 100%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실로 세계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을 네이마르와 산체스 역시 메시와 함께 뛸 때 보다, 메시가 없을 때 더 큰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하여 산체스는 메없산왕(메시가 없으면 산체스가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제 수지가 메없수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될 지도 모를 노릇이다.


 더 이상 바르셀로나는 메시만을 위한 원맨팀으로 가서는 안된다. 메시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한 시즌정도는 그 없이 보내봐야한다고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메시를 리버풀로 한시즌 임대 보내면 어떨까? 제라드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는 메시, 메시의 찔러주는 침투패스를 스터리지가 2차례의 터치 후에 인프론트로 감아차 넣는 장면. 상상만으로 행복하지 않은가. 물론 내가 콥이라서 그럴테지만 잠시나마 이룰 수 없는 달콤한 상상이라도 해봄으로서 위안을 얻는다.



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