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논투2014. 9. 6. 15:59

 2009년 9월, 친구가 전자담배(이하 전담)를 피고 있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시연해본 결과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안그래도 무병장수가 인생의 최대목표기 때문에 '담배를 끊어야지' 생각만하던차, 빈곤했던 주머니를 털어 담을 구매했었다.


당시 구매점의 사장과 대화중에 기억나는 것 하나가, 전 기기의 영구성에 관한 것이었다. 내 기억에 의하면 분명히 '고장 날 가능성도 있긴하지만, 기본적으로 반영구적이다'라는 사장의 멘트가 있었고 그 멘트를 털썩 믿고 구매했었다. 가격은 액상 포함 159,000원으로 기억된다.




당시 구매했었던 '잔티 eGo'의 현재모습.




이때 한 달정도 폈었나? 전에 적응을 하고 궐련담배를 더 이상 물지 않게되었다. 가장 좋았던건 운전 중에 재를 안털어도 된다는 것. 그리고 쓰레기 무단투기에 관해 스스로에게 엄했던 탓에 꽁초 처리가 힘겨웠었는데 전담은 그 고민을 해결해줬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앞서 말한 담을 구입했던 친구가 궐련담배를 피고 있길래 물었다, 왜 전담을 안피느냐고. 그랬더니 식약청에서 검사결과가 나왔는데 폐에 굉장히 안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두 판매금지되고 판매되었던 것은 회수될 예정이라했다. 어째서 유해하다는 건지 물어보니, 액상이 기화되어 삼키면 그것이 기도로 들어가는데 결국 다시 액화되면서 폐에 이슬이 맺혀 그렇단다. 지금 생각하면 가습기도 위험하다는 말과 마찬가지인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당시에는 어째 그럴싸하게 들려서 나 또한 다시 궐련담배로 돌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회수해간다는 연락은 없었고, 이 사람들이 내 연락처를 몰라서 그런가 보다 하던 중에, 시간이 꽤 지나고 알게 된 사실이 일부 전담에 관해서만 식약청에서 제재를 걸었고 내가 샀던 제품은 그것과 무관했던 것.


다시 전담을 필려고 예전에 구매했었던 가게에 찾아갔다. 위 잔티 eGo사진에서 맨 좌측에 위치한 것은 소모품이라 새로 구매하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사장은 이미 판매가 중단 된 기종의 제품이고 구형이라 없단다. 그러면서 슬며시 새로운 기종을 소개시켜줬다. 이번 것은 훨씬 더 무화감이 풍부하며, 당연스럽게 목넘기도 좋아진 것이라 했다. 그리고 기존의 제품과 다르게 한 달에 한 번 정도 코일을 교체해주거나, 아예기기를 교체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해졌다. 기기 자체만으로 8천원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잦은 교체가 필요한 소모성 제품이라  나는 '이전 기기는 반영구적이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고, 그에 대해 사장은 의아해하며 누가 반영구적이라 그랬냐며, 자기는 그런말 한적이 없다고 한다. 


(기억은 조작될 수 있는 것이니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내게 유리한것도 아니고, 전자담배를 산 직후에 친구들에게 추천하며 반영구적이라고 했었으며 친구들도 그것을 기억하니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전담을 새로 구매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해외에 갈 일이 있어서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그리고 착륙하고 전담을 피기위해 꺼냈더니 액상이 모두 누수되어있었다. 이륙 후 압력에 의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 후로 기기가 못쓸 정도가 되었고, 다시 자연스럽게 궐련담배로 돌아갔다.


올해 초, 나는 다시 그 전자담배 판매점을 찾았다. 그리고 또 다시 구매했다. 이번에 또 기기가 바뀌어있었다. 자꾸 발전 된단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2천원(인가?)하는 코일만 주기적으로 교체해주면 반영구적이란다. 그래서 액상과 함께 구매를 했다.



최근 사용했던 전자담배 기기와 배터리



배터리는 처음 한 번 구매한 이 후로 또 다시 구매한 적은 없다. 패키지로 샀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2개여서 더 살 이유가 없었다. 그러던 며칠 전,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다. '치지직' 하는 소리가 자꾸 들려서 열어놓은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리에 대한 거리감이 묘해서 주변을 둘러봤더니 전담의 버튼이 눌려졌을 때만 켜지는 전구가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 후로 아예 작동이 안되다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가, 이제는 무화기(위 사진에서 좌측)를 배터리(우측)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스위치가 ON상태가 되며 기화를 시작한다. 몇달전에 친구에게 '배터리가 두개 있다'는 이유로 하나 줘버렸는데, 살짝 후회가 밀려든다. 기능적인면은 문제없이 하는 거 봐서 분해시 간단하게 수리가능할 것 같지만, 무상A/S 기간이 지났으니 돈 좀 뜯길 것 같아서, 또 액상도 마침 다 소모해버렸기 때문에 안피기로 했다. 




최근 구입한 액상(좌측)과 2010년에 구입한 액상(우측)


액상의 경우도 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여러측면에서 소폭 발전을 거듭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의문이 든다. 딱히 미각(?)적으로 나아진 것 같지는 않고, 양적인 면으로도 통만 커졌지 차이는 없어보인다. 다행스럽게 가격은 5년전에 비해서 소폭 인하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의문은, 나는 궐련담배를 적당히 필만큼 피더, 많이피면 하루 2갑이상 피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보통 열 흘에서 한 달이면 액상한통을 소모한다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한 달이 지나도 1/3가량만 닳았었다. 그런데 기기가 새롭게 바뀌고 액상도 바뀌자 뭔가 이상해졌다. 한 달만에 액상을 한통 다 소모해버렸다. 이전 부터 이상했던 것은 잠들기전 액상을 '만땅'으로 채워놓고 몇 차례 흡입 후 아침에 일어나 보면 양이 꽤 많이 줄어있는 것이었다. 자동으로 증발하게 된 건지, 아니면 기기가 쓸데없이 액상을 낭비하는 식으로 만든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내 느낌 탓인지 궁금하다.


아, 물론 기기는 여러 회사에서 여러 종류로 만들어낸다. 위의 내용은 오로지 내가 써본 제품에 관해서다. 비싼 기기는 (안써봐서 모르겠지만 사장의 말로는)그 값(?)을 한다고 한다.


 전자담배의 유해정도에 대해 포스팅 할려고 잡은 키보드에 손가락은 쓸데 없는 글들만 주르륵 타이핑해놓고 말았다. 그렇다, 서론이 너무 길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그간 전담을 펴오며 느낀 부분 중 첫 번째는 목이 빨리 나간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노래를 고래고래 2~3시간 부르고 난 후의 목의 상태와 전자담배를 피우고 저녁 쯤 되었을 때의 상태가 비슷한 느낌이다. 일반 대화 중에도 음이탈이 일어난다. 궐련담배로 흡연할 때 보다 더 목 자체에 안좋은 느낌이다.


두 번째로는 피부에 트러블이 자주 일어난다. 피부가 좋은 편이라 딱히 뾰루찌 같은 것도 생긴적이 많지않은데 전담을 피면 그 즉시 몸이 반응해서 이런저런 뾰루찌같은게 여기저기 생겨난다. 잠시 안피면 거짓말처럼 그것들이 다시 사라진다. 일전에 대상포진과 같은 단순포진 현상이 일어난 적 있는데, 이것 또한 전자담배를 다시 태우고 얼마지나지 않아 생겨났다, 난생처음.


세 번째로는 가슴은 여전히 답답하다. 궐련담배 만큼은 아니지만 답답함은 존재하고, 원래 내 몸이 그렇게 생겨먹은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2001년 2월 부터 흡연을 하며 서서히 생겨난 가슴의 통증(?)같은 것이 완전히 끊었을때와는 다르게 존재한다. 살면서 2번 1년정도씩 흡연자체를 완전히 끊어봤었는데 그때는 참 상쾌했었다.



 

어차피 폐라는 곳에 이물질이 들어가는건 마찬가지라 좋을리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여러 언론매체를 통하여 전자담배로 인한 간접흡연은 일반 궐련담배 보다 더 중금속(크롬, 니켈)에 대해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전해졌다. 그리고 궐련 담배에는 들어있지 않은 니케켈이 연소시 배출되며, 납, 아연과 같은 독성 물질도 전자담배의 연기에서 검출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간접흡연은 흡연자도 자신이 내뱉은 연기를 다시 흡연하기 때문에 혼자 있더라도 충분히 고려해야할 상황이라 생각한다. 특히 전담의 특성상 실내에서 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밀폐된 공간속에서 더 쉽게 노출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할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점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일반 궐련담배 보다는 '아직까지는' 덜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자담배는 흡연자들이 건강해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아닌, 덜 나빠지기 위한 옵션이다.


곧 담배값이 큰 폭으로 인상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전자담배 인구가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된다. 갈아탈 때는 갈아타더라도 최소한의 전자담배란 어떤 것인가에 관해 알고, 갈아타더라도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간접흡연을 생각하며 폈으면 싶다. 가장 최선은 아예 흡연자체를 안하는 것이겠지만. 

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