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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30 면역력이 약화된 틈을 타 급습하는 대상포진
위기탈출논투2014. 7. 30. 04:01

 


 몇 주전이었다. 발바닥이 간지러워서 긁는데 뭔가 뾰루찌 같은게 느껴져서 발을 들어보니, 작고 투명한 포진이 몇개 자리하고 있었다. 왜 '물집이 잡혔나'싶다가도 대수롭지 않게여겼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또 같은 상황, 간지러워서 긁다가 잊고 있었던 포진을 재발견했다. 이번엔 그 때 보다 범위가 더 확장되어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깜찍한 물집이라 사진을 찍었다.


이게 실제로볼 땐 조금 귀여웠다.



내게 좋은 카메라가 있었더라면 좀 더 좋은 작품을 남겼을텐데 아쉽다. 아이폰4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뭔가 신기하게 생겨서 여기저기 검색을 하여 이것의 이름을 알고 싶어졌다. 처음엔 '발바닥(정확하게 말하면 발바닥보다난 발의 안쪽 측면) 물집'으로 검색하다가 점차 거리를 좁혀 대상포진이라는 것 까지 갔는데, 이미지를 보니 내것과 꽤 많이 닮아있었다. 그리하여 대상 포진에 대해 알아보았다. 간단하게 죽을 병인지, 아니면 다리를 잘라내야하는 병인지 정도만 알려고 했다.


대강 알아보니 이런 물집형태가 여러개로 넓게 퍼져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어릴 적 수두에 걸린적이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는데, 누구나 이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몸속에 지니고 있다고 한다. 또 아주 드물게는 척추신경절, 뇌신경, 자율 신경계 신경절의 위성 세포 안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위키 백과'에 적혀있다. 이런 잠재된 바이러스가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졌을 때 들고 일어서는 것이 바로 대상포진인데, 꽤나 고통스럽다고 알려져있다. 예전에는 거의 노년층에만 발생하였으나, 요즘들어 젊은 층에도 드물지 않게 발병된다고 한다. 대상포진이 (내 기준에서)무서운 것은, 눈 주변에 이것이 생기면 시신경에 손상을 줘서 실명단계까지 갈 수 있으며, 안면이 마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인 조속한 조기진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발이라서 별 걱정을 안했다. 그래서 행한 것이, 위 사진의 상태에서 며칠이 지난 후 물집이 하나로 합쳐져 커졌길래, 손톱깎기를 라이터로 지져 소독(?)한 후에 물집잡힌 부분의 살점을 다 잘라내고 (라이터 소독의 의미가 없게)휴지로 닦아냈다. 그러고 안쪽을 보니 고름이 흘러나오더라. 그래서 이번엔 라이터로 살을 지졌다. 이런 상태로 라이터 요법만 사용하며 방치해뒀더니 발이 붓더라. 그 부위를 힘을 주니 고름이 짜졌다. 고름을 다 짜낸 후 뭔가 소독이 필요할 것 같아, 09년도에 전자담배를 살 때 주던 소독용 알콜휴지(?)로 소독시키고 반창고를 붙였다. 또 그렇게 며칠 지났더니 기분탓인지 발에 피가 안통하는 것 같았다. 계속 찌릿찌릿했다. 다리를 꼰 것도 아니고, 그럴 상황이 전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상처는 계속 곪아있는 상태였다. 순간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병원을 찾아갔다.



피부과에서 진찰받은 결과 의사선생님도 정확하게 대상포진이라고 확신을 못하셨다. 대상포진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내게는 전혀 고통이란게 없었다. 부위를 의식하면 조금 긁고 싶어지는 가려움이 있는 정도였다. 한참 생각을 하시다가 불안하면 대상포진 약을 처방해주겠다고 하셨는데, 사진의 상황에서 열흘이 넘게 지난 상태에서 병원을 갔었고, 더 확장되지않았으며 통증도 없었기 때문에 단순 피부염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다. 간혹가다가 통증이 없는 대상포진도 있긴하다고 했지만, 나는 연고와 항생제를 포함한 알약몇개만 처방받았다(대상포진 약은 좀 비싸다고 했던 영향이 있었다).



그렇게 약을 복용하고 연고를 바르며 닷새가 흘렀다.



처방받은 단순 포진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과가 있는 연고

(전혀 의도치 않았는데 홈페이지 주소까지 찍혀있다)


고름이 나오던 구멍(?)이 막히고 맨들맨들해졌다.



이제 그냥 껍데기가 벗겨진 느낌이 되었다(21세기 제약기술에 감동했다). 완치된 것인가? 병원에 다시 한 번 오라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지만, 가지 않았다. 약효가 좋아서 금방 다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이미 다 나은 것 같기도 해서말이다. 


아직까지 난 내가 대상포진이 났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단순 포진이 생겼다가 피부염으로 번진건지는 알지못한다. 대상포진을 진단하는 방법은 내가 생겼던 저 뾰루지로 감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가끔 단순포진 바이러스로 인해 같은 모양의 뾰루지가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아마 후자 쪽이 아니었나 싶다.


모든 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가 있다. 만약 이번 경우가 대상포진이었더라면 꽤 심각하게 병을 키웠을 것이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몸에 이상이 생겨도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틴다.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체계는 굉장히 잘되어있다고 알려진 만큼, 우리는 그것을 활용해야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병원을 방문해 몸 상태를 체크받도록 하자. 특히나 장수가 인생의 가장 큰 목표인 나같은 사람이라면 더욱 더 말이다.

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