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5. 5. 20. 23:05








암스테르담에 있던, 엄청 아름다웠던 공원. 사진은 별로지만 실제로 가보면 정말 크고 아름답다.


 여행는 계획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완전 무계획으로 떠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돈이 많으면 그 생길 수 있는 문제도 사라지겠지만), 애초에 계획이 없이 떠난다면, 빨리 떠나고 싶은 곳에 일정만큼 머무를 필요도, 또 좀 더 살펴보고 싶은 곳을 일정 탓에 눈물을 머금고 떠날 필요도 없다.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이면 되는, 정해진 스케쥴이라는 크나큰 틀안에서 벗어나 완전 자유로운 여행이 돼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지역에 빠삭한 사람이 아니고, 또 영어 혹은 그 지방의 언어를 모른다면 위험한 발상이 될지도 모른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에게 들었던 경험 중 하나가, 스위스에서 유레일을 타고 특정한 곳으로 가려고 했다가 매표소 직원이 하는 말을 못알아들어 'Yes'만 남발했다가 계획에도 없던, 전혀 모르는 도시에 가게 됐다고...


이러한 점을 생각했을 때 지도는 필수인 것 같다. 햇(모자)과 지도, 그리고 티셔츠와 배낭은 여행자로서의 로망이기에 꼭(?) 필요한 물품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활용도면에 있어서는 물리적으로 펴서 보는 지도 보다는 스마트 폰의 '맵 어플'을 활용하면 정말 편하다. 특히 21세기 문명의 산물인 GPS는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할 만큼 활용도가 높다. 처음 가는 곳이더라도 절대 길을 잃을 일이 없다. 나의 경우에는 GPS하나에 의존하여 유럽을 홀로 38일간 여행했었다. 물론 국내에서도 목적지가 처음 찾아가는 곳일 경우 심심찮게 GPS를 활용한다. 거기다가 WiFi나 3G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오프라인 상태이더라도, 전원만 들어온다면 활용가능한 "미리 다운로드 형"맵 어플리케이션은 필수불가결이다.



한 번은 암스테르담에서 그날 숙박해야할 곳을 '돌아다니다가 피곤해지면 찾아봐야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밤 10시가 넘어서야 찾아보았다가 노숙의 위기가 찾아온 적도 있다. (암스테르담의 금요일 및 주말은 유럽의 대학생들로 넘쳐난다. 그 이유는 '마리화나' 때문이라고 하더라) 어쨋든 그 상황에서 노숙이 정말 큰일이었던 점은, 그 날 비가 왔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20여개의 호스텔을 찾아다녀서 새벽 1시가 넘어서야 겨우 내 침대를 갖는데 성공했던 적이 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던 날은 이미 노숙을 했던지라, 한 도시에서 노숙을 2번이나 할 뻔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근처. 역에서 노숙하려고 가보니 은근히 앉아서 자는 사람들이 많길래 나도 합류했다가 역무원에 의해 쫓겨났다.



그 날 괜히 들 뜬 분위기에 휩쓸려 새벽까지 놀아버린 탓에, 아침 일찍 독일의 뒤셀도르프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하기 30분 전에 기상해버렸다. 잘 때 옷을 다 입고 잤던 터라, 일어나자마자 가방을 매고 빠른 걸음으로 발길을 옮기며 맵으로 버스터미널을 검색해보는데 2개 중 어딘지 헷갈리더라. 그래서 길가던 행인에게 맵과 버스티켓을 보여주며 어느 쪽인지 물었다(네덜란드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더치가 아닌 영어로 말을 걸어도 자연스럽게 답해주는게 좋다). 복장을 보아하니 출근 중이었던 것 같은데도 친절하게 답해주다가 버스 출발 시간을 보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뛰어라고 하더라.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면서 바로 뛰었다. (왜냐면 이전에도 더블린 공항에서 파리로 떠나는 티켓을 보여주며 질문을 했다가 시간이 아슬아슬하다며 뛰어라는 어떤 할아버지의 충고를 웃어넘겼다가...비행기를 놓친 경험이 있어서였다. 역시 경험은 사람을 슬기롭게 만든다). 결국 정말 아슬아슬하게 내가 버스를 발견하고 타자마자 출발을 하더라.


이 모든 것이 어플리케이션과 GPS가 없었더라면, 길치인 나는 정말 "망했다!"하고 할 만큼 힘든 상황에 여러번 직면 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일에 조금은 여유있게 생각하고 부지런하면 겪지 않을 일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무릇 젊은이의 여행이란 긴장과 스릴이 넘치는 모험과 같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지레 겁먹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적당히 무모하게 부딪혀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어쩌면 무한도전이 사랑받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활자만 있으면 뭔가 휑하니까... 올려두는 사진들




노숙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하고 이른 새벽에 도착한 암스테르담의 새벽 풍경에 감탄하며 찍었던 사진들






5유로 내고 입장한 카지노. 낸 만큼 본전을 뽑기위해 나눠주는 음식을 배가 고프지않았지만 먹었다.


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