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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30 유럽여행은 한 때 나의 꿈이었다.
여행/아일랜드2014. 6. 30. 01:25

1990년대 초반,


대항해시대라는 게임을 알게 되었고 빠져들었다. 얼마나 열심히 했었냐하면, 캐릭터가 늙어죽을 때 까지 플레이해봤다. 그때는 지금 처럼 손쉽게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을 때가 아니라 증거물은 없지만, 주인공의 나이가 68살 쯤 되니까 게임오버화면이 나오면서 항해도중 병들어죽었다고 하던가...하는 메세지와 함께 문자그대로 'GameOver'되었다.


대항해시대를 했던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만한 부분은 사회과부도책을 펼쳐놓고 플레이했다는 것. 세계지도가 머리속에 그려지고 , 어느 항구가 어디에있고... 나름 세상을 살아가는데있어서 상식이라고 하는 부분이 그때 이 게임덕분에 자리잡았다. 물론 부작용이 있기도 하다. 제노바가 이탈리아 수도, 세비야를 스페인의 수도라고 여겼던 것 등... 그리고 케이프타운을 아무도 살지않는 오지로 생각했던 것도 말이다.


이 게임 덕분에 지중해연안에 살며서, 햇살 좋은 날 흰 범선을 타고 나가 갑판에 누워, 대항해시대2의 오프닝 곡인 'Wind ahead'를 들으며 담배를 물고 여유를 즐기는 것이 내 꿈이었다. 비록 현재 담배는 끊고 사실참고있지만, 나머지 부분은 여전히 내 삶의 목표다.




아무튼 그렇게 유럽을 꿈꿨지만, 정작 기회가 있어도 나는 가지않았었다. '여행은 혼자'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혼자가면 심심할 것 같아서 안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살다보니 아일랜드에, 그것도 대항해시대에서 자주 들락하던 항구도시 '더블린'에 거주할 기회가 찾아왔다. 원래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아일랜드에도 워킹홀리데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안그래도 호주는 한국사람도 많고, 그곳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아일랜드행을 택했다, 비록 워홀비자로 간 것은 아니었지만...




서울 인천공항에서 출항하여 프랑크푸르트를 거처, 총 21시간만에 더블린에 도착!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할 일 없어서 사진이나 여기 저기 찍었는데,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기억나는 것은 키가 정말큰... 한 190~200cm는 되어보이던 아주 섹시한 여자가 망사스타킹에... 망사스타킹밖에 기억안난다;; 아무튼 그런 여자가 공항에 나타나니 주변 남자들이 눈을 떼지 못했다. 난 적당히 떼면서 즐겼다만.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유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잠깐해보자면,



이 때 첫 번째 '위기상황 in 유럽'이 발생했다. 게이트가 열릴 시간을 훌쩍지나서 닫힐 시간이 지났는데도, 내가 가야할 게이트에는 아무도 들어가질 않더라. 승무원이 블락을 쳐놓고, 바로 옆줄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통과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옆줄이라는 곳에 함께 줄을 서서 있다가...이륙시간이 10분 정도 남았는데, 너무 줄이 길게 늘어진데다가 사람들이 너무 여유있어보여서 줄에서 이탈하였다. 그리고는 블락된 게이트로 다가가 내 표를 보여줬더니, 빨리 늦었으니 빨리 들어가라고 한다. 큰일날 뻔했었다. 웃겼던 건 내가 게이트로 들어가자 내 뒤를 따라서 허겁지겁 사람들이 열명정도 몰려왔다. 다들 내 뒤에 줄 서있던 사람들이었다 ㅋㅋ. 게이트에 진입하는데 갈레길이 나왔고 다들 나를 따라왔다, 길을 잘못들었는데도...따라왔었다. 


우여곡절 끝에 항공기에 탑승했고, 좌석에 앉은지 5분여만에 이륙했다. 이륙하기전에 조금 불안해서 앞자리에 앉은 코쟁이 아저씨에게 물었다, 


'더블린으로 가는거 맞죠, 이 비행기?' 



그러자 그 브리티쉬틱하게 생긴 코쟁이 아저씨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거 런던 가는건데? 어쩜 ㄷㄷ'이라고 해줬고, 순간 '뭐 됐다'라고 생각했으나,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더블린으로 안가면 이게 어디로 가겠냐며 안심시켜줬다. 코쟁이 아저씨들의 농담은 참으로 재미있다.

바르셀로나의 하늘

프랑크푸르트는 아니고, 바르셀로나에서의 하늘. 뭐, 다 똑같은 하늘이니까...헤헤




몇시간 후 더블린 공항에 도착하였고, 무려 10만원넘게 주고 요청한 픽업서비스는 보이지않았다. 나는 픽업하러 올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없었다. 한국사람인지 아닌지도. 왠지모르게 한국 사람일 것 같아서 동양인으로 보이면 일부러 5초이상 눈을 마주쳤다. 그렇게 30분이 지났고, 공항의 와이파이를 힘들게 잡아서 아일랜드에 먼저 와있던, 이전에 필리핀에서 알게 된 동생에게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했다. 해봐야 어쩌겠나, 새벽 1시 쯤에 그 친구가 여기에 와줄 수도 없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폰과 타블렛PC의 배터리도 다 됐다. 공항에 도착한지 1시간이 지났다.


가방을 뒤져보니 픽업서비스센터의 관련 서류가 있었다. 전화번호가 있어서 전화를 해볼려고 했는데, 유럽의 공중전화기들은 참 어렵더라. 그래서 결국 인포메이션 센터에 갔다. 뚱뚱한 백인 아주머니에게 상황을 말해주고 서류를 줬더니 전화를 하더라. 그리고는 다른 출구쪽에 있다면서 10분안에 올거라고 말해주더라.


젊은 스패니쉬 여자애가 왔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냥 딱 보자마자 '아 스페인여자구나'라고 확신했다. 나보고 미안하다고, 다른 게이트인줄 알고 있었다.라는데...  정말 몰랐을까. 남자친구의 입국을 기다리는 친구와 함께 있더라. 그녀가 착각했다는 게이트는 공교롭게도, 그 픽업녀의 친구의 남자친구가 나오기로 되어있는 곳이었다.


어쨋거나 어떻게 하다보니 나도 그 남자친구를 함께 기다렸고... 곧 등장한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마리오 고메즈와 똑같이 생겼다라.

키도 190은 넘어보이는게 정말 마리오 고메즈 아닌가 싶었다. 


정말로 딱 이렇게 생겼다




 새벽 2시쯤이 되어서 홈스테이로 4주간 머물기로 한 곳에 도착했고, 늦은 시각임에도 그곳의 아이리쉬 할머니는 나를 반겨주셨다. 





그렇게 나의 정말 재미없었던 유럽에서의 삶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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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