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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4 독일 vs 아르헨티나, 결국 우승은 전차군단에게 돌아가다.
축구/2014 브라질 WC2014. 7. 14. 17:24

 월드컵 3회 우승의 유럽 팀과 월드컵 2회 우승의 남미 팀의 결승 맞대결. 까딱잘못(?)됐으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역사적인 월드컵 결승전이 펼쳐질 수도 있었으나, 독일의 무시무시함과 브라질의 망조든 전력 탓에  결국은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만나게 되었다. 


당초 독일의 무난한 승리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었지만, 아르헨티나는 그들의 월드컵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어느 팀이 우승하느냐도 중요했지만, 세간의 관심은 세계최고(의 인기선수)의 선수에게만 주어진다는 발롱도르 4회에 연속 수상에 빛나는 '리오넬 메시'가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펠레와 마라도나의 역대최고의 선수라는 반열에 나란히 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의 그럴 뻔 했었다.


전반 독일, 토니 크로스의 제라드급 헤딩 백패스를 이어받은 이과인이 골키퍼와의 1:1찬스를 잡았고, 조금은 서두른 감이 없지않아보이는 슈팅은 골대를 빗나갔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다시 이과인이 문전쇄도로 골찬스를 잡았고, 이번에는 한치의 실수도 없이 정확한 임팩트로 골망를 뒤흔들었고, 월드컵 결승이란 무대답게 굉장히 기뻐하는 세레머니를 보여주는 이과인. 하지만 부심은 깃발을 높이 들고 있었다. 이과인과 교대해 들어간 팔라시오 역시 1:1찬스라는 굉장한 기회를 잡았는데, 결코 아르헨티나 공격진에 어울리지 않는 퍼스트 터치를 보여주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그리고 메시 역시 측면돌파에 이은 좋은 위치에서의 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고, 전반전 옵사이드 헤딩 찬스를 제외하면 별다른 결정적인 찬스가 없었던 독일은 연장 후반 괴체의 골로 승기를 잡았고, 결국 게임은 그대로 결정나버렸다. 독일의 신승이었다.




괴체는 월드컵 결승무대에서 교체선수가 결승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가 되었고, 후에 뉴스를 통해 알려진 바로는, 독일 감독인 뢰브가 괴체를 교체출전시키며 '세상에 보여줘라, 메시보다 네가 나은 점을'고 했다고 한다. 또, 클로제는 하프타임에 '오늘 밤 네가 승부를 결정지을 거다'고 말했다 한다. 감독과 선수에게 심어주는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임과 동시에, 팀의 기둥인 고참 선수의 필요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출처 : http://www.dailymail.co.uk/sport/worldcup2014/article-2690983/Joachim-Low-told-Mario-Gotze-better-Lionel-Messi-scored-World-Cup-final.html)



메시는 대회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FIFA에게 위로를 받았다. 이 후 수많은 축구기자와 선수, 팬들에 의해 메시가 과연 골든볼 수상에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긴하지만, 어쨋거나 그는 골든볼 수상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정성룡의 나라잃은 그것 보다 더 했다. 후에 메시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랜 공백 끝에 우리는 결승에 도달했다. 그리고 우승에 근접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슬프다. 아르헨티나를 위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내 스스로를 위해 뛰지 않았다. 내 개인의 골든볼이 아닌, 모두의 우승컵을 드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 팬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 "



결승진출 확정 후 챔스 우승때도 볼 수 없었던 표정의 메시. 

러시아에서 또 다시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기를. 



이렇게 한 달간의 대장정 끝에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축구를 좋아하는 내게는 마치 한 여름밤의 꿈같은 시간이었다. 문득 생각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면서 친구에게 했던 말이. '브라질 월드컵 때는 서른살이겠다.' 아주 먼 미래의 일 처럼 느껴졌던 26살의 그때를 훌쩍 넘어 어느덧 브라질 월드컵도 끝이났다. 다음 월드컵은 2018년 러시아에서 열린다. 그때면 나는 34살일 것이다. 아직 한참 먼 미래의 일만 같다. 

 

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