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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27 2014 브라질 월드컵/D조 조별리그 1차전/잉글랜드 vs 이탈리아
축구/2014 브라질 WC2014. 6. 27. 00:49


주심에게만 웃으며 윙크를 날리는 '최고의 남자'.
주심이기 때문인지, 아는 사이인건지...




개인적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자체에게는 별 관심은 없다.
다만, 이번 팀은 주축 선수들이 리버풀의 선수들이기 때문에 흥미로웠다.
물론,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대결이라는 점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그렇지만...




4231형태로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가지고 나온 잉글랜드.
무려 5명이 리버풀 선수이고, 이 포메이션 자체도 13/14리버풀을 상징하는 만큼
이번 시즌 리버풀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4312라고 해야하나?
칸드레바의 경우 톱이라고 부르긴 그렇고, 아니라고 하기도 그래서 애매하다.
어쨋거나 다 늙어서 이제 은퇴해야되는 듯 보이는 외모지만,
여전히(혹은 예전 보다 더)축구 센스를 보여주는 피를로가 뒤로 쳐진 위치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형태.
또 특이한 점이라면, 유벤투스에서 3백의 주축인 키엘리니가 측면 수비수로 빠져있다. 키엘리니의 경우,
06/07이 후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바꾸어 말뚝을 박은 탓에, 아무래도 전문 풀백들에 비해 어설픈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시작 전 부터 감도는 묘한 긴장감.

전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린 후에도 그것은 끝나지 않았다.
전반 34분, 이탈리아의 선취골이 터진 후에야 비로소 그것은 해소 되었고
그런 후에 더욱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 되었다.

이탈리아의 첫 번째 득점장면에서는 '역시 피를로'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클래스 있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실제 어시스트는 베라티의 것이었고, 골에 관해서 피를로는 어떠한 볼터치도 없었지만, 패스 방향을 보고
마킹에 들어온 스터리지를 완벽하게 속이며 마르키시오에게 오픈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마르키시오의 아주 좋았던 슈팅까지.




어느 한쪽이 우세하다고 볼 수 없었던 경기의 균형을 이탈리아가 깨어버리고, 흐름이 이탈리아에게 넘어오나 싶었던 찰나, 전반 36분, 마르키시오의 선제골이 들어간지 불과 2분만에 스털링의 발끝에서 추격이 시작되었다.



후방에서 제라드가 전진패스를 시도하다가 상대의 몸에 걸려 튕긴 볼을 센터서클 근처에서 스털링이 잡아내고, 몇번의 터치 후 전방으로 침투하는 루니를 발견하고 스루 패스를 찔러준다. 그 패스의 스피드를 그대로 살려 돌파해낸 루니는 중앙에서 패널티라인 안쪽으로 침투하는 스터리지를 보고 크로스를 올려주고 가볍게 스터리지가 차 넣는다.

월드컵에서도 계속 되는 스멘댄스.







스터리지 골장면 직후, 부상당한 누군가가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누굴까, 제발 버풀리 선수만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나타난 필드의 화면. 음?


정확히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20명, 팀당 각각 10명씩.






알고보니 잉글랜드 스태프.
골 직후 흥분해서 세레머니 도중 발목을 접질린게 아닌가 추측된다.





어쨋거나 그렇게 양팀의 균형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경기는 더욱 더 열을 띤다. 잉글랜드는 스터리지의 자신의 장기중 하나인, 깜짝 중거리 감아차기와 측면에서 중앙으로 수비수 한명을 따돌리며 때린 중거리 슈팅등, 아까운 장면이 몇차례 있었다. 그렇게 들어갈 듯 안들어간 장면들이 몇 번 나오더니 후반 4분, 그렇게도 경기전 부터 박지성과 해설진, 그리고 이탈리안 선수들이 칭찬을 해대던 발로텔리가 결국 한 건 해낸다.


이 후, 이탈리아는 수비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중점을 둔, 지키는 플레이로 돌아서고
반대로 골이 필요했던 잉글랜드는 어설퍼서 오히려 눈에 띄었던, 말도 안되는 헐리웃액션을 시전할 때 외에는
눈에 띄지않던 웰벡을 빼고, 바클리를 투입한다.

바클리 투입 직 후, 루니의 절묘한 라인깨기로 얻어낸 찬스를, 그 자신의 월드컵 1호골을 향한 완벽한 찬스에서의 슈팅으로 골대 옆그물을 강타하며 징크스를 이어갔고, 바클리 역시, 개인능력으로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며
동점골에 대한 희망고문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높은 습도의 아마존 지역 기후 탓인지 후반 70분이 넘어가자, 잉글랜드 선수들의 급격한 체력저하가 눈에보였고 주장인 제라드의 다리를 절뚝이는 상황들, 여러가지 상황들이 그 희망을 앗아 가기 시작했다. 후반 막판의 잉글랜드 선수들의 슈팅과 크로스는 정말 형편없었다. '베베크로스'라고 불릴만큼 똥크로스들을 이어갔다.


후반 75분, 스터리지가 얻어낸 좋은 지점에서의 프리킥.  최근 킥감각이 좋은 베인스가 그것을 아주 잘찬 직접프리킥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백업골키퍼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탈리아 시리구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 막힌다. 

그렇게 계속적으로 이탈리아의 골문을 노리던 잉글랜드의 힘없는 공격들은 더 이상 볼을 골라인에 통과 시키지 못한 채 주심의 종료휘슬이 울리고 만다.



누가 이겼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만큼 박빙의 경기였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하더니, 충분히 진수성찬이라고 할 만큼 좋은 경기였다. 특히 그간 잉글랜드의 악명은 이 번 대회를 기점으로 조금 약해지지 않을까 한다. 리버풀선수들이 주축이 된 만큼, 앞으로 남은 월드컵 기간동안 다이나믹한 축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Posted by nOn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