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이석원, PC통신 동호회의 회원이었던 그는, 동호회 회원의 자격으로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있어보이기 위해서 '밴드를 하고 있다'라며 거짓말을 했다. (후에 '언니네 이발관'은 이석원이 고등학교 시절 빌려보았던 성인영화의 제목이었다고 밝혔다)그러나 그는 곧 밴드를 결성하여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었다.
내가 이 밴드를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세계적 록스타를 꿈꾸며 기타를 쳤던 시절이었다. 허세(?)인지 문화적 사대주의였던 것인지 '국내 음악은 수준이 낮다'라고 말하고 다녔었던 나는, 언니네 이발관에 대해 처음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도 무시했었다. 음악은 들어보지도 않았다. 그때의 나는 홍명보 감독처럼 '기본적으로 생각을 지배당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당시 소위 음악 좀 듣는다는 친구들끼리는 한국 음악을 듣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라 여겨졌었다. 물론 예외가 존재하기는 했다. '넥스트', '서태지', '예레미', '크래쉬'등... 그들 만큼은 인정했다. 왜냐하면 그 무리에서 음악을 제일 잘 안다고 알려졌던 나와 또 다른 한 친구가 넥스트와 서태지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예레미의 경우는 당시 세계최고의 밴드라 굳게 믿었던 DreamTheater의 한국형 버젼이라 알려졌기 때문이고, 특히 내가 속주(빠른연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플레이라고 생각했을 때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인정하건 말건 상관없이, 당시 그들은 홍대에서 가장 핫한 밴드 중 하나였고, 혹자는 국내 No.1인디밴드라는 칭하기도 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고 바로 지금 소개하려는 앨범, 그들의 4집인 순간을 믿어요가 발매되었고, 우연히 티비에서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며 동명곡인 '순간을 믿어요'의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생각하지는 말아요
우리 기억속에 남은 순간을 믿어요
'음악 >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롤러코스터/[2000]일상다반사 - 11.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 (0) | 2014.08.13 |
---|